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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철의 살아남자 경제] 옆집 사는 기생충 유감
  • 장영철 박사
  • 승인 2022.02.21 12: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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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집 사는 기생충 유감

 

최근 기생충이라는 단어가 갑자기 사람들 입에서 회자되고 있다.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 집의 집사노릇을 하였던 직원들 간의 대화 녹취록이 최근 언론에 보도되면서 ‘기생충’이라는 단어가 나왔기 때문이다.

직원은 지시를 받고 복어요리 전문점, 닭백숙 집, 초밥 집, 중식당, 베트남 음식점 등에서 음식을 자신의 카드로 구매한 뒤 집으로 배달하였는데 식구도 없는 집에 초밥 10인분 또는 샌드위치 30개 등을 배달하면서 이렇게 많은 양의 음식을 누가 먹나 궁금하였던 것 같다.

상급자에게 물어보니 ‘당신 전임자도 못 풀고 간 미스터리다. 기생충이 있다고 생각해’라고 답변한 것이 녹취된 것이다. 기생충은 자생적으로 살아갈 능력이 없어 다른 생물체에 기생하면서 살아야하는 존재이므로 집에 있는 기생충 같은 사람들이 배달된 음식을 먹었을 것이라고 생각한 것도 무리는 아니다.

사람을 기생충으로 부르는 것은 ‘스스로 노력하지 않고 남에게 덧붙어서 살아가는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나무위키)이다. 상대방에게 기생하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기 때문에 틈만 있으면 파고 들어가려고 필사적인 노력을 하는 것은 당연하다. 이번 사건에서 개인카드로 결제한 음식 대금을 추후 도청의 법인카드로 대체한 것은 도청의 예산 집행과정의 허점을 이용하여 파고 드는 데 성공한 것이다.

도청의 예산으로 구입한 음식을 실제 지속적으로 먹은 것으로 알려진 옆집 사람들 역시 기생하는 데 성공한 것이라고 하겠다. 겉보기에는 경기도시개발공사가 직원 숙소용으로 마련한 집이라고 하지만 주택건설을 담당하는 기관의 직원들의 숙소를 하필이면 현장에서 제법 떨어진 도지사 개인 집 옆에 있는 대형평형의 아파트로 정한 것은 매우 특이한 일이다.

더구나 옆집에 사는 높으신 도지사 부인께서 지속적으로 음식을 보내주는 일로 미루어 볼 때 보통의 기생충과는 격이 다른 소위 ‘크게 성공한 기생충’으로 보인다.

기생충으로 살아가는 인생들을 그려 세계적인 선풍을 일으킨 봉준호 감독의 2019년 영화 ‘기생충’은 2019년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2020년 아카데미에서는 역사상 비영어권 최초로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과 외국어 영화상 등 4관왕을 받는 등 국내외를 포함 무려 250여 개나 상을 휩쓴 바 있다.

가난과 배고픔을 해결하고자 기생충처럼 부유한 집에 이런저런 거짓말로 침투하여 마치 주인처럼 행세하려던 주인공의 헛된 욕망이 또 다른 경로로 침투한 기생충들과 격전을 치루면서 나락으로 떨어지는 비극을 잘 묘사하였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빈부격차가 가져온 불평등을 기생충이라는 상징적인 단어로 표현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인간의 탐욕이 불러일으키는 비극을 경계하고 자신의 정당한 노력 없이 남의 것을 탈취하는 기생충적인 태도가 우리 사회를 좀 먹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주는 작품으로 해석하고 싶다.

이 작품에서 기생충들은 몰래 잠입하여 더럽고 냄새나는 지하층에 숨어 살았다. 하지만 이번에 벌어진 현실의 ‘기생충’ 사건에서는 기생충들이 고층의 대형평수 아파트에 당당하게 살고 있다. 이미 우리나라의 기생충도 진화되고 고급화된 것이다.

우리 사회에는 정당한 노력을 하지 않으면서 큰 이득을 취하려는 사람들이 점점 늘고 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옛말도 점점 무색해지고 있다. 개인이 책임져야할 일을 남의 탓이나 국가의 탓으로 돌리고 무리하게 기업주나 정부에 지출을 강요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물론 개인이 감당하기 어려운 불가항력적인 사건이 발생하였다면 국가가 감당하여야 하겠지만 사적인 영역의 문제까지 국가에 책임을 돌리는 것은 온당치 못한 일이다. 이런 일이 지속 반복되면서 재정지출의 규율은 사라졌다. 세금이 크게 늘어났음에도 늘어난 재정지출을 감당하지 못하여 어느덧국가채무는 1년간 국민이 생산한 총액의 절반을 넘고 있다.

과중한 세금과 미래 비관으로 기업을 포기하는 사례가 급증하면서 일자리는 급속히 사라졌고 급증하는 막대한 국가의 채무는 결국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여 전전긍긍하는 청년세대들의 빚으로 넘기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우리 사회 내에서 부당한 지출에 기생하는 세력들을 정리하지 않고 ‘황금알 낳는 거위’인 기업을 계속 핍박한다면 영화 ‘기생충’의 속편이 전편보다 더 큰 흥행에 성공할 것이다.

 

▲장영철 박사

-서울대 경영학과 졸업

-미국 밴더빌트대 경제학 석사

-중앙대 경영학 박사

-전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사장

-전 대통령직속 미래기획위원회 단장

-전 기획재정부 공공정책국장

 

 

 

장영철 박사  srtimes0311@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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