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뉴스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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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각 후 주가부양 목적 달성

- 대신·신영증권 등, 처분 빈번

- “‘주주가치’ 제고 보단 일시 효과 ‘양치기’”

[SRT(에스알 타임스) 전근홍 기자] 주요 증권사들이 최근 적극적인 자사주 매입 행렬을 잇고 있다. 일반적으로 주주 친화 경영의 일환으로 활용되는 자사주 취득은 시장에서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결정으로 본다. 증시 변동성 확대로 증권사 주가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시중에 유통되는 주식 물량에 변화를 줘, 주가 부양을 돕는 효과를 낸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메리츠증권·미래에셋증권·KTB투자증권·SK증권·신영증권 등이 자사주 매입 공시를 냈다. 작년 11월 메리츠증권은 삼성증권과 1,4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 신탁계약을 맺었다. 작년 3월과 6월 각각 1,000억원 규모 자사주 취득에 이은 세 번째 자사주 매입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1월과 9월 두 차례 자사주를 사들였다. 총 매입 규모는 보통주 2,050만주와 우선주 300만주이다. KTB투자증권도 두 차례 자사주 매입을 결정했고, SK증권은 작년 10월부터 보통주 1,900만주를 올해 1월 7일까지 장내매수 방식으로 직접 취득했다. 신영증권은 작년 1·2·4·7월 등 네 차례에 걸쳐 15만8,532주의 자사주를 취득했다.

이들 증권사들의 자사주 매입 공시일 대비 전날 기준 주가를 보면 SK증권과 메리츠증권의 경우 주가 부양 효과가 컸다. SK증권은 자사주 매입 공시 당시 878원이던 주가가 1,000원으로 13.9% 상승했다. 메리츠증권은 작년 11월 자사주 취득 공시 후 11.4% 상승했다.

반면 KTB투자증권(-14.9%), 신영증권(-6.3%) 등은 자사주 취득 공시에도 주가가 내리막을 탔다. 미래에셋증권도 자사주 매입 발표 당시 주가 8,680원 대비 0.4% 하락했다. 다만 같은 기간 삼성증권(-8.2%), 한국금융지주(-8.4%), 키움증권(-8.5%) 등 주요 경쟁사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하락 폭은 작았다.

일반적으로 기업의 자사주 취득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결정으로, 이를 통해 시중에 유통되는 주식 물량이 감소하면서 주가 하락을 방어하는 효과가 나타난다. 또한 시장에 주가가 저평가됐다는 신호를 줄 수 있어 통상적으로 주가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하지만 주주친화 정책이라는 의도를 실현하기 위해선 매입한 자사주의 소각까지 이어져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매입한 자사주를 소각하지 않고 다시 시장에 내다 파는 경우 주주가치 제고란 당초 목적이 흐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사들인 자사주를 아예 없애버리면 기업 가치는 그대로인데 발행 주식 수 자체가 감소하기 때문에 자사주 매입보다 주가 상승 효과가 더 클 수 있다. 하지만 일부 증권사들은 매입한 자사주를 소각하지 않고 다시 시장에 내다 파는 경우가 빈번했다. 대신증권은 작년 임직원 성과급 지급 목적으로 42억원 규모의 자기주식을 처분했다고 공시한 바 있다. 신영증권 역시 임직원 성과 보상 목적으로 3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처분하기도 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자사주 매입은 주주친화정책의 대표적 수단으로 시장에서 거래되는 유통 물량을 줄여 기존 주식의 가치를 높이기 효과가 있다”면서 “다른 증권사를 통해 신탁계약을 맺고 자사주를 매입하겠다고 공시하면서 실제로 계약한 금액만큼 매입하지 않는 사례도 있는데, 어떤 경우든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선 매입한 자사주를 반드시 소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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