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업체들이 수십조원의 자금을 활용해 설비투자 경쟁에 나섰다. 사진은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모습. ⓒ삼성전자
▲글로벌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업체들이 수십조원의 자금을 활용해 설비투자 경쟁에 나섰다. 사진은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모습. ⓒ삼성전자

- 증권업계 “삼성전자, GAA 성공시켜야 경쟁력 유지” 전망

[SRT(에스알 타임스) 이수일 기자] 글로벌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업체들이 수십조원의 자금을 이용해 설비투자 경쟁에 나섰다. 특히 초미세 공정 개발 경쟁에 속도를 내고 있어, 업체간 투자 경쟁은 한층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19일 반도체업계 및 외신에 따르면 최근 TSMC는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올해 400억~440억달러 규모 설비투자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투자 규모는 지난해(300억달러)보다 약 47% 늘어난 수치다.

TSMC는 올해 대만 남부와 미국 애리조나 라인 건설 등에 400억~440억달러를 집행하는데, 이 과정에서 투자금 중 70~80%를 초미세 공정인 2·3·5·7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공정 개발에 투입키로 했다. 

업계에서는 TSMC가 이번 투자로 글로벌 파운드리 업계에서 부동의 1위를 유지하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 TSMC의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점유율(트렌드포스 기준)은 50.5%(2019년 3분기), 53.9%(2020년 3분기), 53.1%(2021년 3분기)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반면 같은 기간 동안 글로벌 2위 업체인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18.5%, 17.4%, 17.1% 등으로 감소됐다. 

삼성전자도 대규모 투자에 나서며 '맞불'을 놓고 있다. 최근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 의회는 삼성전자가 투자에 나서는 반도체 공장의 부지를 병합하고, 시 경계에 이를 포함하도록 하는 조례를 승인했다. 이 조례에는 윌리엄슨 카운티 일부 도로에 위치한 약 155만평 규모 토지 필지 병합과 토지 병합시 용도 변경 관련 내용이 담겨 있다.

▲‘Subject Property’로 쓰여진 공간이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 의회가 병합한 지역. ⓒ테일러시 의회
▲‘Subject Property’로 쓰여진 공간이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 의회가 병합한 지역. ⓒ테일러시 의회

삼성전자는 이 같은 조례 승인으로 인해 올해 상반기 내 공장 착공, 2024년 하반기 가동을 하겠다는 목표가 순조롭게 진행될 전망이다. 실제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미국 내 신규 파운드리 반도체 생산라인 건설 부지로 텍사스주 테일러시를 최종 선정하고,  5G, 인공지능(AI) 등의 첨단 시스템 반도체를 생산할 계획이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올해 반도체 분야에만 40조원 이상을 투자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테일러시에 들어서는 신규 라인은 (경기도) 평택 3라인과 함께 삼성전자의 ‘시스템반도체 비전 2030’ 달성을 위한 핵심 생산기지 역할을 할 전망”이라며 “이번 라인 건설로 기흥·화성-평택-오스틴·테일러를 잇는 글로벌 시스템 반도체 생산 체계가 강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이번 신규 라인에 첨단 파운드리 공정을 적용할 예정이어서, TSMC와의 공정 경쟁도 치열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5나노 공정을 보유한 업체는 TSMC와 삼성전자뿐이어서, 이번 신규 투자로 인해 기술력 대결이 지속 벌어질 것으로 봤다.

현재 양사의 공정은 다르게 진행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3나노부터 핀펫에서 벗어나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술을 적용할 계획인 반면, TSMC는 3나노까지 핀펫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다. TSMC가 낮은 수율(생산품에서 양품이 차지하는 비율) 문제로 생산이 지연되면서 3나노 양산 계획을 올 하반기로 연기한 반면,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 내 GAA 기술을 적용한 3나노 양산을 시작할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예정대로 올 상반기에 3나노 공정을 도입하면, TSMC보다 6개월 앞서게 된다고 분석했다. 또한 3나노 GAA가 5나노 핀펫보다 밀도 증가율은 35%에 불과한 반면 전력 소모량은 50% 감소하고 속도는 33% 증가하는 만큼, 삼성전자가 기술적 우위에 있을 것으로 봤다.

증권업계에선 삼성전자가 GAA의 성공이 중요하다고 봤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원가 측면에서 불리함을 무릅쓰고 (GAA를 통해) 전력 소모량 및 속도 등 질적측면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전략”이라며 “삼성전자는 GAA를 성공시켜야 파운드리부문에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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