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균 보령제약 신임 대표. ⓒ보령제약
▲김정균 보령제약 신임 대표. ⓒ보령제약

[SRT(에스알 타임스) 최형호 기자] 제약사들이 혁신을 주도할 젊은 대표를 전면에 내세우며 세대교체 속도를 내고 있다. 오너가 2·3세 등 3040세대들이 파격에 가까운 인사를 바탕으로 새 먹거리 확보에 주력하고 있는 것. 젊은 인재를 앞세운 세대교체는 신사업 강화는 물론 미래 역량을 선점하려는 제약사들의 행보로 풀이된다. 

5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최근 보령제약은 이사회를 열고 사장에 김정균 보령홀딩스 대표이사를 선임했다.

김정균 대표는 1985년 생으로 보령제약 그룹의 창업주인 김승호 명예회장의 손자이며 김은선 보령홀딩스 회장의 아들이다. 김 사장은 지난 2014년 1월 보령제약에 이사대우로 입사해 전략기획팀과 생산관리팀, 인사팀 등을 거쳤다. 

김 사장은 2017년부터 보령홀딩스 경영총괄 임원과 대표이사를 맡아 ▲조직문화 혁신과 투명한 경영 체계 정립 ▲신사업 역량 강화 ▲적극적인 국내외 투자 활동 등 경영 효율성을 높여왔다.  

앞서 보령제약은 지난해 8월, 1976년생인 장두현 보령제약 경영총괄 부사장을 단독 대표로 승진시킨 바 있다. 회사 측에 따르면 김정균, 장두현 2인 체제로 각자 대표로 역할을 분담해 회사를 이끌어간다. 김 대표는 미래 성장동력 발굴과 투자 부문, 장 대표는 내실 있는 경영을 통해 수익성 극대화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두 대표의 공통점으론 미국 미시간대 동문이다. 김 대표는 산업공학 학사, 장 대표는 경제학‧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다. 또한 지난 2014년 두 대표는 보령홀딩스서 경영총괄 임원과 전략기획실장으로 2년간 함께 일한 바 있다. 

비단 보령제약 뿐만 아니라 대웅·경남·경동·유유제약·한미약품 등도 '세대교체', '혁신', '다양성'을 기조로 오너2·3세나 3040세대를 수장으로 앉히는 등 조직에 대대적인 변화를 줬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전승호 대웅제약 대표, 이창재 대웅제약 대표, 장두현 보령제약 대표, 류기성 경동제약 대표, 임종훈 한미약품 대표, 유원상 유유제약 대표. ⓒ각 사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전승호 대웅제약 대표, 이창재 대웅제약 대표, 장두현 보령제약 대표, 류기성 경동제약 대표, 임종훈 한미약품 대표, 유원상 유유제약 대표. ⓒ각 사

경동제약은 지난해 6월 창업주 류덕희 회장이 퇴임하며 장남인 1982년생 류기성 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류 대표는 경영전략본부 본부장, 생산본부 및 연구개발(R&D) 센터장 등을 거쳤다.

유유제약은 지난해 5월 유원상 단독 대표체제로 전환했다. 1974년생인 유 대표는 창업주인 고 유특한 회장의 손자이자 유승필 명예회장의 장남인 3세 경영인이다. ▲아더앤더슨 ▲메릴린치 ▲노바티스 등 글로벌 기업 근무경력을 쌓은 후 지난 2008년 유유제약에 상무로 입사했다.

한미약품 또한 지난해 초 임원 승진 인사를 단행 창업주인 고(故) 임성기 전 회장의 자녀인 임주현 부사장, 임종훈 부사장을 나란히 사장으로 승진 발령했다. 1974년생인 임주현 사장은 글로벌 전략과 인적자원 개발(HRD) 업무, 1977년생인 임종훈 사장은 경영기획과 최고투자책임자(CIO) 업무를 담당한 바 있다. 임종윤·임주현 사장은 지주사 한미사이언스의 대표이사 사장·사장을 각각 겸직하고 있다.

삼진제약도 지난 1일자로 81세 동갑내기 조의환, 최승주 회장 공동 회장의 자녀들이 경영권을 쥐었다. 조 회장 장남인 조규석(1971년생) 전무와, 최 회장의 장녀인 최지현(1974년생) 전무는 이번에 동시에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이들은 2015년말 이사, 2017년말 상무, 2019년말 전무로 나란히 승진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조 회장의 차남인 조규형(1975년생) 상무, 최 회장의 차녀인 최지선(1977년생) 상무도 각각 전무로 승진됐다.

셀트리온그룹도 지난해 3월 서정진 명예회장의 퇴임을 계기로 장남인 1984년생 서진석 셀트리온 수석부사장과 차남인 1987년생 서준석 이사가 각각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이사회 의장 자리에 올랐다. 서 수석부사장은 이번 합병 과정에서 통합법인인 셀트리온홀딩스의 사내이사직을 이어받으면서 그룹 내 영향력이 한층 커졌다. 

GC그룹은 지난해 1월 오너 3세 허용준 녹십자홀딩스(GC) 대표이사 부사장을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시키며 형제 경영 체제를 본격화했다.

오너가가 아닌 3040 전문경영인을 내세운 제약사도 있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이창재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하는 2022년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지난 3일엔 이창재·전승호 사장과 각자 대표를 맡는다고 공시했다. 이창재·전승호 사장은 40대로 각각 1977년, 1975년생이다. 전승호 사장은 앞서 2018년 당시 44세 나이로 사장에 올랐다. 전 사장은 오너 일가가 아닌 대웅제약 창립 이래 처음으로 내세운 첫 전문경영인이다. 

경남제약 역시 지난해 9월 1978년생 오성원 대표를 신규 선임했다. 오 대표는 전임 배건우 대표가 일신상의 이유로 사임함에 따라 대표직에 올랐다. 업계에선 경남제약 이 대표 선임 배경으로 40대 젊은 대표를 내세워 '경영정상화'에 힘을 쏟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경남제약은 지난 2018년과 2019년 연이은 적자를 기록, 최근 3년간 5번의 대표 교체를 단행한 바 있다. 

업계에선 제약사 세대교체바람이 부는 이유로 신성장 동력 사업 발굴함과 동시에 경영쇄신을 꾀해 한층 진보적인 제약사로 거듭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하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등 불안정한 경제 상황을 대비해 젊은 인재를 앞세운 세대교체로 인해 신사업 강화는 물론 새 먹거리를 확보하기 위함"이라고 분석했다.

김정균 보령제약 대표도 취임 소감에서 "급변하는 경영환경 속 지속가능성장을 위해선 기업의 수익성 확대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며 "미래 환경에 대응하고 투자 선순환이 가능한 수익 기반의 창출을 위해 책임감을 갖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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