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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포커스] ‘최저임금 결정’ 언제까지 이래야 하나
  • 장세규 기자
  • 승인 2016.07.18 10:4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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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BS 방송화면 캡처

[SR타임스 장세규 기자] 내년 우리나라 최저임금은 시간당 6470원이다. 올해보다 7.4%, 440원이 인상됐다. 2010년 이후 해마다 이어진 상승세가 꺾였다.

최저임금의 인상률은 그동안 저소득층의 생계보호와 내수진작, 가계소비 활성화를 위해 2011년 5.1%, 2012년 6.0%, 2013년 6.1%, 2014년 7.2%, 2015년 7.1%, 올해 8.1% 순으로 꾸준히 그 상승폭을 키워왔다. 박준성 최저임금위원장은 "7.3%로 낮아졌지만, 인상액으로 보면 440원으로 올해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인상액"이라고 말했다. 근로자들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반영한 결과라는 것이다.

그러나 정작 당사자인 노동계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한국노총은 “1만원은 아니더라도 최소한 두 자릿수 인상률을 기대에 턱없이 못 미친다”며 “저임금 노동자들의 절박한 생계난을 외면한 최저임금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근로자위원 사퇴와 항의집회 등을 비롯해 강력투쟁에 나서기로 했다.

사용자측도 물론 불만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어려워진 경제상황에도 불구하고 7%가 넘는 고율 인상이 이뤄졌다”며 “어려운 경제상황으로 인해 가뜩이나 힘든 영세·중소기업의 부담을 한층 더 가중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에다 국내 구고조정바람과 브렉시트 등 세계경제 상황을 거론하면서 “이런 현실에서 최저임금 근로자의 86.6%가 일하는 30인 미만 사업장이 매년 2조5000억원을 추가 부담해야 할 것”이란 전망도 내놓았다. 한마디로 최저임금 인상이 중소기업의 목을 죈다는 것이다.

최저임금을 놓고 해마다 똑같은 일이 반복되고 있다. 먼저 노사의 요구가 그렇다. 근로자측은 일단 많이 부른다. 보통 40~50%이다. 올해도 1만원까지 요구했으니 60%이상이다. 어차피 깎일 것을 예상해, 현실성 없는 요구를 해놓는다. 명분도 늘 ‘최저임금 근로자들의 생계비 보장’이다.

사용자측도 마찬가지다. 늘 ‘동결’이다. 올해도 그랬다. 근로자측과 정반대로 어차피 올려주어야 하니, 처음에 못 올려주겠다 하면 그 폭이 작아질 것이란 계산이다. 이유도 ‘경제상황의 악화와 중소 기업의 직접적인 부담’에서 하나도 바뀌지 않고 있다. 최저임금에 직접적이 이해관계가 덜한 대기업들은 늘 빠진다. 최저임금이 무슨 물건 사고팔기도 아닌데 이렇게 노사는 시장바닥에서 흥정을 하고, 적작 중소기업의 목을 죄고지고 있는 대기업은 ‘강 건너 불구경‘이다.

알다시피 우리나라 최저임금은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정한다. 위원회는 동수의 사용자 위원, 근로자위원, 그리고 관련부처를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렇게 서로의 입장만 주장하는 노사 갈등으로 위원회는 해마다 파행을 겪고, 법정기한을 넘긴다. 그리고 결국에는 근로위원들은 퇴장하고, 공익위원들의 조정 아닌 조정으로 끝이 난다. 그나마 이번에는 공익위원의 중재안이 인상폭 3.7~13.4%로 지나치게 그 폭이 넓어 오히려 불협화음과 충돌을 더 조장한다는 비판까지 받았다.

다른 선진국은 어떤가. 말이 위원회 결정이지, 사실상 노사협상 하듯 서로의 주장만 고집하는 파행으로 치닫고 마는 우리와는 다르다. 사용자와 노동자 측의 의견과 정확한 자료, 국가정책과 사회적 가치와 상황을 토대로 제3의 전문가로 구성된 위원들이 정한다. 그래야만 합리적이고 사회적 동의도 구할 수 있다. 미국과 캐나다처럼 국회에서 결정하는 방식도 있다.

우리도 오래전부터 바꾸자는 여론이 높았지만 악습을 반복하다가 이제야 더불어민주당이 미국과 비슷한 ‘최저임금 국회 결정법’을 추진한다고 밝히고 있다. 정부(고용노동부)가 노·사 단체로부터 최저임금안에 대한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권고안을 만든 뒤 국회에 제출하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산하 최저임금심사소위원회가 심사해 상임위를 거쳐 본회의에 상정해 의결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노·사의 권고, 국내외 경제상황 등을 바탕으로 국회가 최저임금을 정함으로써 노사충돌을 막고 민의를 충실히 반영하자는 취지이지만, 여야가 사사건건 한 치 양보 없는 우리나라 국회가 노사보다 낫다고 장담할 수 없다.

최저임금의 수준과 결정방식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그나마 최저 임금조차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지금 수두룩하다는데 있다. 한국노동사회연구소의 '비정규직 규모와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으로 263만7000명이나 된다. 전체 근로자 1923만2000명의 13.7%로 사상 최대이며 갈수록 그 숫자도 늘어나고 있다. 최저임금을 적용받는 근로자가 336만 명임을 감안하면 사실상 있으나마나이다.

더구나 그들 대부분이 대학생을 졸업한 청년층 비정규직이다. 청년실업 못지않게, 청년고용에 어두운 그늘이 짙게 드리워져 있다. 이같은 근본적인 문제는 방치하고 아무리 최저임금을 인상한들 아무런 소용이 없다. 일차적 책임은 근로감독 의무를 다하지 않은 정부의 책임이다. 그러나 감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중소기업의 최저임금을 위한 대기업과 노조의 역할 등을 포함, 전 방위적 해결책을 내놓아야 한다.

최저임금제의 목적은 간단하다. 근로자의 노동 착취를 막고, 정당한 소득을 보장하려는 것이다. 나아가 우리나라처럼 비정규직이 많고, 임금격차가 심한 고용구조에서는 소득불균형을 조금이라도 줄이는 방법도 된다. 사회보장적 의미도 들어있어 단순히 물가상승률이나 경제성장률만 따질 일도 아니다. 언젠가는 우리도 선진국 수준으로 올라가야 하지만 하루아침에 그럴 수는 없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원칙, 방식, 시행의 어설픔과 악습, 허점은 당장 고쳐야 한다. 최저임금제가 누구를, 무엇을 위한 것인지 안다면.

장세규 기자  veritas@sr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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