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 농식품거래소 계란공판장 온라인거래 화면. ⓒ농림축산식품부
▲aT 농식품거래소 계란공판장 온라인거래 화면. ⓒ농림축산식품부

- 온라인 공판장 개설, 농장·구매자간 ‘후장기 거래’ 개선

- 농식품부, 가격 투명화·불합리한 사후정산 방식 개선 기대

[SRT(에스알 타임스) 박은영 기자] 농림축산식품부는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에 근거해 계란공판장을 도입하고 20일 첫 거래를 시작했다.

이번 공판장 개설로 일반농산물, 소․돼지와 같이 공판장을 통해 계란이 유통될 수 있는 새로운 유통채널이 구축되는 것이다.

그간 계란은 대부분의 산란계 농가가 수집주체에게 공급 시 가격이 결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수량․규격이 명시된 거래명세표를 상호 간에 주고받았다. 수집주체는 유통 중에 시세, 유통비용 변동 등을 고려해 통상 월 단위로 농가에 일명 ‘후장기 거래’로 불리는 사후정산을 해왔다.

수집주체는 식용란선별포장업소와 식용란수집판매업소(계란유통상인), 가공업체 등을 말한다.

후장기 거래는 사후정산 시 대한양계협회 고시가격을 기준으로 할인율이 적용됨에 따라 농가에서는 투명하고 공정한 가격 정산 체계로의 전환을 꾸준히 요구해 왔다. 후장기 거래 시 농가는 출하 판매대금을 알 수 없어 계획적인 경영이 어렵고, 수집주체가 정산 과정에서 유통비용을 전가하는 등 문제가 있었다.

이에 농식품부는 산란계 농가와 수집주체 간 거래 시 객관적 가격지표를 제공하기 위해 2018년부터 공판장 개설을 추진해 왔다.

계란공판장은 산란계 농장이 온․오프라인을 통해 계란을 출하하면 다양한 구매자들이 참여하여 입찰방식과 정가․수의매매 방식으로 거래가 이루어지는 농산물도매시장과 같은 개념이다.

초기에는 계란 유통시장의 특성,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시대 상황 및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확산 우려 등 고려해 오프라인보다 온라인 거래 강화에 중점을 둔다.

계란 유통시장은 산란계농장과 수집주체 간에 문전 거래가 정착되어 있고 계란의 품질에 따른 선별기준이 없으며 운송․취급 시 파각란 증가하는 등 특성이 있다.

농식품부는 계란의 온라인 거래 시 구매자가 지정하는 장소에 직배송이 가능해 거래의 편의성이 제고되고, 상․하차, 운송 등으로 인한 파각란 발생이 줄어 계란 품질이 유지되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현행 농가와 계란 수집주체 간에 거래방식은 생산량과 구매량 변동, 구매규격 등에 따라 수시로 서로 거래상대방을 물색하여 협상․거래하는 방식으로 거래비용이 증가하는 구조다. 공판장 거래 시 오프라인은 ▲운송비 ▲상장수수료 ▲선별비 등 비용이 발생하고 온라인 거래는 상장수수료 비용이 발생하지만 농가가 생산하는 계란이 공판장에 모이면 수집주체는 한 곳에서 여러 농가의 계란을 비교·선택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거래비용이 감소하고 원활한 유통이 가능해질 수 있다.

계란공판장은 우선 해밀과 포천축산업협동조합부터 개설된다. 이후 공판장 개소수 및 거래규모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다만, 포천축협은 지난 15일 공판장 개설승인이 됐으나 축산물경매사 채용 지연으로 내년 1월 이후 운영될 예정이다.

거래는 이날부터 시작되며 공판장 출하물량 및 구매수요 등에 따라 개장일은 조정해 나갈 예정이다. 초기에는 주 2일(월·수요일) 개장하고 거래물량 변동 추이에 따라 개장일을 확대할 방침이다.

공판장에 참여하는 출하자는 계란의 규격화․표준화가 가능하고, 생산량이 많은 대형 산란계농장 및 법인 15개 내외가 참여한다. 구매자는 대형마트와 식자재업체, 가공업체 등 대형 수요처의 납품 협력업체 및 계란유통상인이 매매참가인으로 구매에 참여할 계획이다.

거래단위는 현재 농장과 수집주체 간에 최소 거래단위, 물류 효율화 등 고려해 팔레트 단위(1팔레트 이상 거래 가능)로 거래․배송한다. 팔레트 1개는 360판(1만800개), 480판(1만4,400판)으로 구성된다. 통상 5톤트럭(1대)에 5,040판, 3.5톤트럭은 2,880판, 1톤트럭은 720판 수준으로 적재된다.

거래방식은 최고가격을 제시한 구매희망자가 낙찰자가 되는 입찰거래와 사전에 협의된 가격으로 거래되는 정가거래 방식을 병행하고, aT 농식품거래소 인터넷망을 통해 온라인 거래에 참여할 수 있다.

입찰거래는 하루 1회(14~15시)로 운영하다가 계란 거래물량이 늘어나면 하루 2회(오전 10~11시 추가)로 확대할 계획이다. 정가거래는 주간(9~18시) 동안 거래가 가능하다.

출하자가 부담하게 되는 상장수수료는 일반 농산물도매시장의 타 품목(4~7%)보다 낮은 2%다. 온라인거래 시 0.6%로 낮춰 부담을 완화했다.

거래가 체결되면 문자메세지를 통해 구매자(낙찰자)에게 알리고, 거래물량은 구매자의 배송 희망장소로 직배송된다. 구매자가 배송받은 계란에 대해 검수를 완료하면 판매대금은 즉시 출하자에게 정산․지급됨에 따라 농가는 후장기 거래에 따른 대금 삭감 우려 없이 거래에 참여할 수 있다. 구매자는 즉시 대금을 납부하거나 약정체결 시 30일 한도 내에서 무이자로 추후에 대금을 결제하면 된다.

농식품부는 이번 계란공판장은 준비하면서 상장거래에 대한 시장관계인의 신뢰도 형성을 위해 합리적인 계란의 품질규격 마련에 노력을 기울였다고 설명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계란은 일반농산물이나 소․돼지와 같은 품질 규격이 없고, 축산물위생관리법에 따른 계란 선별․포장 유통의 단계적 확대 시행에도 불구하고 선별기준은 없는 상황”이라며 “현재 계란 유통시장에서 산란계 주령, 신선도, 깨진계란의 정도에 따라 계란의 가치를 달리 정해 거래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 공판장 출하계란의 표준 규격을 설정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계란은 팔레트 구성 시 밑부분의 계란 상태를 확인하기 어렵고, 온라인거래는 현물 계란을 보지 못하고 거래하는 만큼 고화질의 사진 및 계란의 품질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필수정보는 ▲출하자 성명 ▲농장명 ▲산란계 주령 ▲산란일자 ▲사육환경 ▲상장규격 ▲수량 ▲세척방법(물, 브러쉬 등) ▲자가품질검사성적서 ▲인증정보(친환경, HACCP 등) 등 10종이다. 온라인거래 시 현품 사진(외관, 노른자·흰자)는 부가정보로 추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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