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캅샵: 미친놈들의 전쟁. ⓒ제이앤씨미디어그룹
▲캅샵: 미친놈들의 전쟁. ⓒ제이앤씨미디어그룹

- 제라드 버틀러X프랭크 그릴로...슈팅 액션과 캐릭터 간 팽팽한 심리전 요소가 관전 포인트

[SRT(에스알 타임스) 심우진 기자] 요즘 북미 영화는 사회적 분위기가 반영된 탓인지 '비버리 힐스 캅', '더티 해리' 같은 악동 경찰이 등장하는 작품이 많지 않다. 이런 추세지만 지난해 개봉한 버디무비 '나쁜 녀석들: 포에버'(2020)는 북미에서 흥행에 성공했다.

경찰과 범죄자가 나오는 액션 영화는 연출에 큰 문제만 없다면 충분한 재미를 준다. 좋은 경찰, 나쁜 경찰, 그리고 이상한 범죄자 등 다양한 캐릭터를 한곳에 모아 놓고 과격한 액션을 터트리기 좋기 때문이다.

'A-특공대'(2010)의 조 카나한 감독이 연출한 '캅샵: 미친놈들의 전쟁'은 누구나 심리적으로 거리감을 두는 경찰서를 배경으로 과격하고 특이한 캐릭터들이 연달아 등장하는 액션 스릴러다.

▲캅샵: 미친놈들의 전쟁. ⓒ제이앤씨미디어그룹
▲캅샵: 미친놈들의 전쟁. ⓒ제이앤씨미디어그룹

(이 리뷰에는 영화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영화는 오프닝부터 ‘더티 해리 2: 이것이 법이다’(1973) 테마가 흘러나온다. 이런 분위기에 맞게 신입 경찰 발레리(알렉시스 라우더)는 루거 랭글러 리볼버를 허리에 차고 건슬링어 흉내를 낸다. 그런 발레리에게 덤벼들어 다짜고짜 폭력을 행사한 테디(프랭크 그릴로)는 경찰들에게 제발 자신을 체포해 달라고 사정한다.

테이저건으로 몇 번 지져진 후 소원대로 경찰서 유치장에 갇힌 테디. 발레리는 뭔가 꿍꿍이가 있어 보이는 테디에게 이것저것 물어보지만 그는 입을 열지 않는다.

▲캅샵: 미친놈들의 전쟁. ⓒ제이앤씨미디어그룹
▲캅샵: 미친놈들의 전쟁. ⓒ제이앤씨미디어그룹

한편, 유치장에는 또 한 명의 불청객인 밥(제라드 버틀러)이 새로 들어온다. 조금 전까지도 술에 잔뜩 취해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던 밥은 테디를 보더니 또렷한 목소리로 "널 잡으러 왔다"고 말하며 위협한다.

사실 테디 목에는 현상금이 걸려있었다. 테디는 사방에서 그를 잡겠다고 너도나도 총알을 날리는 바람에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경찰서로 숨어들었던 것. 그런 테디 뒤를 쫓아온 악명 높은 킬러 밥. 그는 유치장 안에서 테디를 제거하려고 시도하지만, 상황은 여의치 않게 돌아간다.

▲캅샵: 미친놈들의 전쟁. ⓒ제이앤씨미디어그룹
▲캅샵: 미친놈들의 전쟁. ⓒ제이앤씨미디어그룹

발레리는 다시 한번 테디에게 진짜 정체가 뭔지 물어본다. 제발 입 다물라며 밥이 극구 말리는 가운데, 결국 테디는 발레리에게 뉴스에서 연일 떠드는 네바다 검찰총장 피살 사건과 자신이 연루돼 있다고 털어놓는다.

정리하자면 현재 테디는 마피아가 고용한 킬러 그리고 사법 거래를 제안하던 FBI, 양쪽에게 쫓기고 있는 몸이었다. 그가 범죄 조직 자금 수백만 달러를 몰래 빼돌린 프로 사기꾼이라는 사정은 덤.

▲캅샵: 미친놈들의 전쟁. ⓒ제이앤씨미디어그룹
▲캅샵: 미친놈들의 전쟁. ⓒ제이앤씨미디어그룹

높은 몸값이 걸린 타깃 테디를 노리는 킬러는 한 명 더 있었다. 최악의 미치광이 사이코패스 킬러 앤서니(토비 허스). 나쁜 경찰과 합세한 앤서니가 경찰서에 난입해 전쟁터로 만드는 가운데 밥과 테디 그리고 발레리는 토끼굴에 갇힌 토끼처럼 유치장 안에 고립된다. 

셋 중 가장 안 좋은 상황에 놓인 사람은 발레리. 그녀에게는 시간이 별로 많이 남아있지 않았다. 사기꾼 테디인가 아니면 킬러 밥인가, 발레리는 살아남기 위해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만 한다.

▲캅샵: 미친놈들의 전쟁. ⓒ제이앤씨미디어그룹
▲캅샵: 미친놈들의 전쟁. ⓒ제이앤씨미디어그룹

'캅샵: 미친놈들의 전쟁'은 '석양의 무법자'(1966), '리썰 웨폰'(1987) 등 고전 스파게티 웨스턴과 액션 스릴러가 합쳐진 듯한 맛이 난다.

조 카나한 감독은 "옛날 서부극은 캐릭터들이 절대 술집을 떠나지 않지만, 액션을 위한 공간은 항상 충분했다. 이 영화 역시 경찰서라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결코 작게 느끼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감독의 말처럼 영화의 이야기는 '캅샵(Copshop)'인 경찰서와 유치장 안에서 대부분 진행된다.

▲캅샵: 미친놈들의 전쟁. ⓒ제이앤씨미디어그룹
▲캅샵: 미친놈들의 전쟁. ⓒ제이앤씨미디어그룹

그 안에는 좋은 경찰, 나쁜 경찰뿐만 아니라 덜 나쁜 악당, 나쁜 악당, 맛이 심하게 간 아주 나쁜 악당이 등장한다. 은행도 아닌 경찰서를 털어버리는 빌런들 중에는 아주 완벽하지는 않지만 나름 입체적인 모습을 보이는 인물도 있다.

서사를 잘 들여다보면 스릴러 장르로 즐기기에 충분한 지점이 곳곳에 보인다. 덕분에 '다이 하드' 같은 액션에만 집중하다가 몇몇 장면에서는 발레리와 함께 머리를 이리저리 굴려보는 소소한 재미도 느껴볼 수 있다. 차선의 악을 선택하며 진짜 적을 파악해야 하는 지능적인 심리전에는 반전의 묘미까지 가미됐다.

▲캅샵: 미친놈들의 전쟁. ⓒ제이앤씨미디어그룹
▲캅샵: 미친놈들의 전쟁. ⓒ제이앤씨미디어그룹

영화 후반부에 집중된 강도 높은 슈팅 액션 장면은 상당히 볼만 하다. 총알이 빗발치고 불길이 곳곳에서 솟아오르며 액션을 뜨겁게 달군다. 다만 이에 비해 초반 중반에는 액션 분량이 적은 편이라 아쉬움이 있는 편.

이야기를 구축하는 과정에 다소 늘어짐이 있는 게 단점이지만, 그 구간만 지나고 나면 킬러, 사기꾼, 사이코패스가 한꺼번에 대결하는 정신 나간 슈팅 액션과 속고 속이는 캐릭터간 팽팽한 심리전이 주는 재미와 스릴이 관객을 기다린다.

'캅샵: 미친놈들의 전쟁'은 서부극 클리셰를 범죄 스릴러에서도 경험해 볼 수 있는 조 카나한 감독만의 연출이 특징인 작품이다.

▲캅샵: 미친놈들의 전쟁. ⓒ제이앤씨미디어그룹
▲캅샵: 미친놈들의 전쟁. ⓒ제이앤씨미디어그룹

◆ 제목: 캅샵: 미친놈들의 전쟁 (영제: Copshop)

◆ 감독: 조 카나한

◆ 출연: 제라드 버틀러, 프랭크 그릴로, 알렉시스 라우더, 토비 허스

◆ 러닝 타임: 106분

◆ 관람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 수입: 조이앤시네마

◆ 배급: 제이앤씨미디어그룹

◆ 개봉: 2021년 12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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