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SRT(에스알 타임스) 최형호 기자] 지난 2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한국전력 및 일부 자회사에 대한 '여성수당' 지급 불만에 대한 글이 올라왔다. 이 글은 9일 기준 6,000명에 가까운 동의서명을 받았다.

해당 게시글에 따르면 한전은 2004년부터 근무량이나 업무 성과와는 관계없이 오로지 여성에게만, 월 1만 5,000원~3만원의 '여성수당'을 지급해 오고 있다. 이 글에서 글쓴이는 "정작 한전은 지난 4월 기재부에서 '승진 시 군경력을 인정하지 마라'는 공문이 내려왔을 때 해당 15개 기관 중 가장 먼저 실행한 기관"이라며 "성 평등이랍시고 오로지 여성을 성역화하고 정작 징병과 징용으로 고통받는 남성은 외면하는 사회 구조가 너무 불합리하다"고 적었다.

이와 관련 한전 관계자는 "당시엔 생리휴가가 무급으로 전환돼 노사 합의를 거쳐 이같은 수당을 지급해왔다"며  "한전은 지난 5년간 직원 50% 가까이 MZ세대로 교체됐기 때문에, 그때는 맞았지만 지금은 다를 수 있는 상황이 있을 수 있으니 이들(MZ세대)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개선될 수 있는 쪽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한전의 사례처럼 '젠더 갈등'은 기업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회사 정책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는가 하면, 생리 및 육아휴직에 대한 불만 등 다양한 이유로 남녀간 '차이'를 '차별'로 받아들이고 있는 분위기다. 

기업 경영진은 남녀 직원들의 차이를 배제하고 동일선상에서 조직을 관리하는 구조로 변질돼 판단 기준이 달라지는 등 여러가지 면에서 힘들다고 토로한다.  

A 유통기업 한 관계자는 "유통기업 특성 상 여직원 비율은 많지만 임원진들 대부분은 남성들이어서 '유리 천장'이라는 보이지 않는 장벽에 대한 불만이 있는 여직원들이 꽤 있다"고 귀띔했다. 

여성 비율이 높은 항공업계는 기내 승무원들을 중심으로 남녀 불평등을 호소한다.

스튜어드(남성 승무원)는 스튜어디스(여성 승무원)에게는 생리휴가 등 신체적 차이로 인해 월마다 휴가를 제공하지만, 자신들에게는 그렇지 않는다는 것에 대한 불만이다. 승무원 비율 또한 9 대 1로 스튜어디스 비중이 높아 '여성 주도'로 진행되는 일 또한 힘들다고 토로한다.  

B 항공사 스튜어드는 "남자가 한 명 뿐이니 대체적으로 힘쓰는 일이나, 승객 난동 등 위험한 일은 남자가 도맡아할 수밖에 없다"며 "휴가 쓰는 것 또한 선배 여성 승무원(스튜어디스) 눈치를 봐야하기에 자유롭지 못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반면 스튜어디스는 연봉에 대한 불만이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대다수 항공사들은 남녀가 같은 시기에 입사해도 스튜어드의 승진이 스튜어디스보다 승진이 더 빠른 편이다. 그만큼 연봉 인상 폭 또한 남성이 여성보다 더욱 높게 받는다.

C 항공업계 관계자는 "스튜어드의 경우 스튜어디스에 비해 인원이 현저히 적은 만큼 항공사에서 남자에게 거는 기대치는 (여성 승무원에 비해) 높을 수 있다"면서도 "다만 요즘 스튜어디스의 장기근무도 늘어나는 추세여서 승진에선 남자가 유리하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D 항공업계 관계자는 "아무래도 남자 승무원이 적어  이들에 대한 기대치가 높다보니 연봉 등에서 영향을 받고 있는 것 같다"며 "비단 항공사뿐만 아니라 성별에 따른 급여 차이는 어느 기업이나 다 있다"고 했다. 

항공사 연봉 체계는 회사별로 조금씩 다르지만 대체로 비행수당과 성과급, 기타 급여로 갈린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승무원 연봉쳬계는 약 2년간의 인턴 생활 후 심사를 거쳐 정규직으로 전환된다. 이 때 ▲비행시간당 수당 ▲이륙과 착륙 횟수로 계산해 산정되는 랜딩비 ▲야간 비행수당 ▲체류비 ▲기내 판매 매출을 통해 받는 인센티브 등으로 연봉이 책정된다. 

현 정부 들어 '젠더 갈등' 이슈가 더욱 부각된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병훈 중앙대 교수(사회학과)는 "문재인 정부 들어 여혐·남혐, 이대남·이대녀 등 젠더갈등을 조장하는 신조어가 나왔다"며 "이런 식이면 우리사회는 노사 갈등·지역 갈등 진보·보수 등 이념 갈등을 넘어 이제는 '젠더 갈등'까지 새로운 균열이 나타나진 않을 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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