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환 전 CJ그룹 부회장. ⓒSBS뉴스 캡처
▲이재환 전 CJ그룹 부회장. ⓒSBS뉴스 캡처

[SRT(에스알 타임스) 최형호 기자] CJ그룹 오너일가인 이재환 전 CJ그룹 부회장(현 재산홀딩스 회장)의 비서가 마약 구입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이에 따라 올해 임원 승진 가능성이 점쳐지는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인 이선호 CJ제일제당 글로벌비즈니스 담당(부장)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CJ그룹은 이 부장과 이 전 부회장의 마약 연루로 인해 기업 이미지 하락은 불가피해 보인다. 이 때문에 CJ그룹은 이 전 부회장의 수사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기업 이미지 실추에 따른 매출 하락은 물론, 분위기와 여론도 간과할 수 없기 때문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지난달 이 전 부회장의 비서 A씨를 마악류관리에관한법률 위반 혐의로 입건해 소환조사했다.

A씨는 수사 과정에서 이 전 부회장 지시로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칸나비디올(CBD) 오일을 샀으며, 이를 사는 데 사용한 신용카드도 이 전 부회장의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마성분이 함유된 CBD오일은 현행 마약류관리법상 마약류로 분류돼 국내에서 수출입·매매·매매알선 행위가 금지된다.

경찰은 지난 7월 식약처로부터 마약류 취급 인터넷 사이트 관련 수사의뢰를 받아 수사하는 과정에서 A씨의 범죄 혐의점을 파악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가운데 CJ그룹은 연말 인사를 앞두고 이 부장에 대한 임원 승진을 저울질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장이 이번 인사에서 임원으로 승진할 지 관심사다.

이 부장은 1990년생으로 2013년 그룹 공채에서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2017년 부장으로 승진했다. 그러다 지난 2019년 미국발 여객기를 타고 인천국제공항에 입국하면서 변종 마약인 대마 오일 카트리지와 캔디·젤리형 대마 180여개를 밀반입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같은 해 4월 초부터 8월까지 5개월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등지에서 대마 오일 카트리지를 6차례 흡연한 혐의로 10월 1심 재판에서 징역 3년 집행유에 4년을 선고 받았다.  이 부장은 자숙 시간을 거쳐 올해 초 1년 4개월 만에 CJ제일제당 글로벌비즈니스 부장으로 업무에 복귀했다. 

비록 이 부장은 경력 공백이 있긴 하나 입사한 지 8년이 넘었고 부장 승진 역시 4년이 지난 만큼 임원이 될 기본 조건은 갖췄다는 게 재계의 시각이다. 

이 부장의 복귀 후 경영 성적표는 나쁘지 않다는 평가다. 비비고 만두를 지난해 해외에서만 6,500억원이상 판매했고, 비비고의 국내외 올해 매출은 2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됐다.  

최근에는 NBA 최고 명문구단인 LA레이커스와 글로벌 마케팅 파트너십도 맺는 등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후원사 선정에 까다롭기로 소문난 LA레이커스가 CJ그룹에 먼저 오퍼를 제시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이런 성과를 감안하면 이 부장의 상무 승진은 올해가 적기라는 게 재계의 판단이다. 

아울러 누나인 이경후 CJ ENM 부사장 과의 '직책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이 부장의 임원 승진은 올해가 적기일 것이라는 게 재계의 시각이다. 

그러나 이 전 부회장이 마약에 연루된 만큼 이 부장의 입장에선 암초를 만난 격이 됐다.  올해 인사에 악영햘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박상인 서울대학교 교수(행정학과)는 "CJ에선 기업 이미지 제고를 위해서라도 이 부장의 임원인사 승진을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내면을 들여다보면 비록 이 부장의 올해 승진이 어렵게 됐더라도, 마약 여론이 잠잠해지면 승계 작업은 어떤 식으로든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CJ관계자는 "그분(이 전 부회장)은 회사를 퇴사한 상태"라며 "이번 사건이랑 (이선호 부장) 승진이란 연관 짓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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