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체이탈자.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유체이탈자.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 '존 윅' 시리즈 연상시키는 액션 연출의 팝콘 무비

[SRT(에스알 타임스) 심우진 기자] 24일 개봉을 앞둔 '유체이탈자'는 과거 기억을 잃은 채 12시간마다 다른 사람 몸에서 깨어나는 남자가 진짜 자신을 찾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추적 액션 영화다.

(이 리뷰에는 영화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자동차 사고 현장에서 피를 흘린 채 정신이 든 남자는 자신의 얼굴이 낯설다. 자기 이름조차 기억해내지 못하는 그는 병원에서 경찰 조사를 받던 중 어깨에 난 상처가 총상일지 모른다는 말을 듣는다.

▲유체이탈자.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유체이탈자.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병원을 몰래 빠져나온 그는 가지고 있던 출입 카드를 단서로 자신의 집을 찾아 나선다. 집안에 들어섰지만 모든 물건이 생경할 뿐이다. 관리비 청구서에는 지철호(이운산)라고 적혀 있었다. '이게 내 이름인가' 싶지만, 그는 아무것도 기억해낼 수 없었다.

그때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진다. 정오가 되자 그는 갑자기 조각난 기억과 함께 다른 장소, 다른 사람의 몸 안에서 정신을 차린다. 눈앞에는 생전 처음 보는 중년 여성이 앉아있었다.

패닉에 빠진 그는 급히 다시 자신의 집으로 달려간다. 그때 그가 목격한 것은 분명 조금 전까지 자신의 몸이었던 지철호가 누군가에게 강제로 끌려가는 모습이었다.

▲유체이탈자.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유체이탈자.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현재 그는 이신우 부장(유승목)이라는 사람의 몸 안에 들어와 있었다. 이 기묘하고 혼란스러운 일의 단서를 찾고자 무작정 이 부장이 다니는 택배회사를 찾아가 본다. 하지만 회사 외관과는 달리 상당히 말끔한 정장 차림의 직원들이 자신을 반길 뿐 아무것도 알아낼 수 없었다.

그는 답답한 마음에 사고 현장에서 자기를 처음 발견했었던 노숙자(박지환)를 만나러 간다. 어리둥절한 표정의 노숙자에게 자신이 누구인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해 보지만 도돌이표 같은 반복 질문이 이어질 뿐이다.

"모르면 처음으로 돌아가라"는 노숙자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갑자기 피투성이가 된 지철호가 그에게 달려들어 목을 조른다. 자정이 되자마자 그는 또다시 낯선 장소, 다른 사람 몸속으로 이동한 것이다.

▲유체이탈자.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유체이탈자.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이번에 그의 영혼이 들어간 곳은 국가정보원 요원인 박 실장(박용우)의 몸이었다. 그는 노숙자 말대로 처음으로 되돌아가 폐차된 사고차량 안에서 사건의 실마리를 찾으려 한다. 그리고 어렴풋하게 기억 속 한 조각으로 남아있던 의문의 인물 문진아(임지연)를 맞닥뜨린다. 그녀는 누군가를 찾고 있었고 박 실장의 모습을 한 그에게 총을 겨눈다.

그는 계속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이 혼란스러운 사건의 중심에 선 인물이 강이안(윤계상), 즉 자기 자신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는다. 강이안은 추적자들보다 먼저 자신의 실체를 찾아내야만 하는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 속에 내던져진다.

▲유체이탈자.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유체이탈자.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크리스토퍼 놀란의 '메멘토'(2000)에서처럼 기억을 잃은 남자가 혼란스럽고 미스터리한 상황의 퍼즐을 맞춰 나가는 윤재근 감독의 '유체이탈자'는 빙의물, 추리물, 서스펜스 액션물 등 다양한 장르의 서사를 갖추고 있다.

'뷰티 인사이드'(2015)가 매일 다른 사람으로 변하는 판타지 로맨스라면 이 영화는 '본 아이덴티티'(2002)의 제이슨 본이 12시간마다 몸이 바뀌는 액션 영화라 할 수 있다.

이 작품은 총기 액션, 카 체이싱, 격투 등 액션 연출에 방점이 찍혀 있다. 프로타고니스트가 안타고니스트의 몸을 강탈하는 설정과 연기가 액션 감정을 다채롭게 한다. 서사나 프로덕션에서 아쉬운 부분들은 액션이 그 자리를 메꿔 준다.

▲유체이탈자.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유체이탈자.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바디 더블 없이 윤계상, 박용우, 임지연 등 배우들이 직접 연기한 액션 신에는 공이 많이 들어가 있음이 느껴진다. 박영식 무술감독은 "대역 없는 것이 '유체이탈자' 액션의 기본 콘셉트"라고 밝혔을 정도다.

'존 윅' 시리즈를 떠올리게 할 만큼 후반부 총기 액션은 영화적 재미와 대인 근접전 타격감을 잘 살렸다. 유승목, 이성욱, 서현우, 이운산 등 조연 배우들의 연기합도 좋은 편이다.

▲유체이탈자.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유체이탈자.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지난 15일 메가박스 코엑스점에서 열린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윤재근 감독은 "기본적으로 재미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윤 감독은 "지루하거나 난해한 영화를 원하지 않았다. 집중해서 스릴과 서스펜스, 액션의 쾌감을 마음껏 느낄 수 있는 재미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옛날 어려웠던 시절,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살아보고 싶었다. 여러 명의 인생을 살아보면 재미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최초 아이디어가 됐던 것 같다"며 이 영화의 기획 배경을 밝혔다. 액션 신에 대해서는 "새로운 액션을 만들어보고 싶었다. 레퍼런스로 삼은 영화는 없었다. '본' 시리즈나 '존 윅' 시리즈를 의식해서 만들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윤재근 감독.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윤재근 감독.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이 영화의 바탕에 깔린 철학적 메시지에 대해 "주인공이 자기를 찾는 과정 동안 관객은 '나란 무엇일까'라는 철학적인 질문을 접하게 된다. 복제인간, 뇌 이식 등 SF영화에서 많이 다뤄지는 주제다. 조금 더 깊이 들어가서 그런 부분을 발견해 주셨으면 좋겠다는 감독으로서의 바람이 있다"고 전했다.

한편, 영화 '유체이탈자'는 '트랜스포머' 시리즈와 '지·아이·조' 시리즈의 메인 프로듀서인 로렌조 디 보나벤츄라에 의해 할리우드 리메이크가 진행될 예정이다.

◆ 제목: 유체이탈자 (영제: Spirit walker)

◆ 관람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 러닝 타임: 108분

◆ 개봉일: 2021년 11월 24일

◆ 각본·감독: 윤재근/출연: 윤계상, 박용우, 임지연, 박지환/제작: 비에이엔터테인먼트, 사람엔터테인먼트/배급: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유체이탈자.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유체이탈자.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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