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 직원이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 ⓒLG유플러스
▲LG유플러스 직원이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 ⓒLG유플러스

[SRT(에스알 타임스) 최형호 기자] 정부가 코로나19 방역체계를 다음달부터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 회복)' 단계로 완화를 검토 중이다. 이에 따라 재계는 다시 '대면 일상화'를 진행 중이다. 삼성, 현대 등 주요 그룹들은 최근 대면회의, 해외 출장 등을 늘리는 한편, 재택근무 비중은 점진적으로 줄이며 위드 코로나를 준비하고 있다. 회식도 부활하는 분위기다. 

다만, 확진자 수가 여전히 매일 1,000명을 웃돌고 있는 상황에서 섣불리 위드 코로나 동참에 회의적인 반응으로 보이는 기업도 여럿 있다. 2년 동안 지속된 코로나19가 일상화가 된 만큼 기업들도 재택근무 확대, 화상회의 증가 등 새 변화가 점차 자리 잡아가면서 선뜻 '위드코로나' 동참에 머뭇거리고 있다는 것이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위드 코로나에 가장 적극적인 기업은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백신 접종률 상승 등을 고려해 사업장 내 방역조치를 일부 완화했다. 경영지원실 승인 아래 제한적으로 이뤄졌던 국내외 출장을 사업부 자체 판단에 맡겼다. 해외를 다녀온 사람은 입국 1~2일차 검사에서 음성이 나오면 격리기간 없이 바로 출근할 수 있도록 했고 최근 대면회의와 대면교육도 재개했다. 회의는 최대 10명, 교육은 최대 20명까지 참석할 수 있다. 다만, 30% 순환 재택근무, 저녁 회식 제한 등의 조치는 기존대로 유지된다.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삼성전기와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등도 비슷한 수준과 내용으로 지침을 완화했다. 

현대자동차그룹도 임원 백신 접종 완료율 96% 이상을 달성하며 대면 교육·회의를 시작했다. 임원 식당도 운영을 재개했고, 그동안 금지됐던 외부인의 사업장 출입도 백신 접종 완료자에 한해 허용키로 했다.

LG그룹의 경우 LG전자 외에는 방역수칙 완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는 않다. LG전자는 백신 접종 완료자가 확진자와 접촉해 밀접접촉자로 지정되면 기존 14일이었던 재택근무 기간을 7일로 축소 운영키로 했다. 또 기존 50% 이상을 유지하던 재택근무 인원 비중을 40% 이상으로 줄이고, 집합 교육도 20인 이하로 허용키로 했다. 회의 인원은 기존 10인 이하에서 20인 이하로 완화했다. 회식은 정부 지침에 따라 백신 접종을 완료한 4인을 포함해 최대 8인까지 늘렸다.

포스코그룹은 '1개조 출근, 2개조 재택근무' 체제를 '2개조 출근, 1개조 재택근무' 체제로 조정했다. 다만, 집합교육과 행사, 회의 시에는 거리두기 단계별로 인원을 제한하고 있다. 위드 코로나가 시행되더라도 체육·휴양 시설은 당분간 운영을 하지 않기로 했다. 

포스코그룹 관계자는 "앞으로 시행될 정부의 단계적 일상 회복 방안에 따라 사내 방역수칙 기준을 단계적으로 조정해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울산지역 사업장에서만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했다. 전면 금지됐던 국내 출장을 완화했고, 회의 허용 인원을 기존 10인에서 15인까지 확대키로 했다. 또 10인 미만으로만 허용되던 집합 교육을 20인 미만으로 기준을 완화했다.

SK그룹은 SK하이닉스를 제외하곤 아직까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임원급 조직 책임자의 승인을 받아야 제한적으로 갈 수 있었던 해외 출장을 입국할 때 격리 지침만 준수하면 갈 수 있도록 지침을 변경했다. 전면 금지했던 대면 회의도 백신 접종 여부와 관계없이 10인 미만까지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반면 SK텔레콤은 코로나19를 계기로 재택근무 확대 등으로 업무 방식을 변화하고 있다. 현재 SK텔레콤 직원들은 본사 출근 대신 수도권 곳곳에 마련된 거점 오피스로 출근하고 있다. 나아가 SK텔레콤은 업무방식 변화를 활용한 신규 사업까지 추진 중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거점 오피스를 5G, 인공지능 등을 도입해 ‘스마트 오피스 솔루션’ 개발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화그룹은 8인 이하 대면회의를 허용하는 한편, 접종 완료자에 한해 국내외 출장이 가능하도록 했다. 또 대내외 사적 모임을 제한해왔으나 방역지침에 따라 점진적으로 완화할 예정이다.

위드 코로나 추진 움직임에 공감을 하지만 아직은 섣부르다고 판단한 기업도 있다. 롯데그룹, GS그룹, 신세계그룹, CJ그룹, 두산그룹, 효성그룹, 대한항공 등 기업들은 기존 방역 지침을 그대로 유지할 계획이다. 다만 정부 위드코로나 방침이 발표되면 내용과 수준에 따라 단계적으로 사내 지침을 완화할 방침이다.

효성그룹 관계자는 "아직까진 회사에서 위드코로나 관련 별다른 지침은 없다"며 "정부 발표 이후 공지가 내려올 듯하다"고 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삼성전자

한편, 위드 코로나 시대를 맞아 국내 재계 총수들의 해외 경영 행보가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SK, 신세계 등 그룹 총수들은 반도체와 전기차 등에서 해외 현장 재정비에 나섰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다음달 초 신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공장 건설 후보지로 물망에 오른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일 출장을 떠날 것으로 전해졌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다음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를 방문해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전기차 관련 논의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배터리·반도체 등 미국 사업 재정비를 위해 이달 말 미국을 찾는다. 최 회장은 오는 25일  미국으로 출국해 미국 2위 완성차업체인 포드자동차와의 배터리 합작 사업을 직접 챙길 것으로 알려졌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도 현지 사업 점검차 이달 초부터 미국에 체류 중이다. 특히 이마트가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현지 슈퍼마켓 사업 진출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 부회장이 미국 사업 확장을 위해 현지 유통 관계자들을 만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 관계자는 "총수들의 해외 행보가 위드 코로나 시대를 맞아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며 "배터리, 반도체 등 그룹 핵심 사업의 주도권을 뺏기지 않으려는 경쟁까지 더해지면서 총수들의 움직임은 더욱 분주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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