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는 뉴스가 들리면 주식투자를 하지 않는 사람들도 괜히 손해 보는 듯한 느낌을 갖게 된다. “사촌이 논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속담은 괜히 생긴 것이 아니다.
주식시장에 참여하거나 하지 않는 것은 본인이 판단해야 하지만, 준비되지 않은 사람에게는 소름끼치는 시장이다. 밥숟가락이 왔다 갔다 하는, 세상에서 가장 치열하고 냉혹한 시장이다. 혹자는 “주식은 사람을 파괴시키는 가장 무서운 신무기”라고 말하기도 한다.
권투시합만 해도 몸무게가 비슷한 사람끼리 싸우게 하고 공정한 게임을 위해 심판을 둔다. 하지만 주식시장에서는 왕초보와 세계적인 대가 워렌 버핏이 함께 싸운다. 아마추어와 프로가 싸우는 불공정한 머니게임이다.
한편으론 초보자도 작은 성공을 쉽게 맛볼 수 있는 것이 주식투자다. 일간신문 주식면을 펼쳐놓고 눈감고 종목을 선택하면 오를 확률은 50퍼센트 정도다. 주식시장이 상승추세면 그 확률은 더 높아진다.
어디로 튈지 종잡을 수 없는 주식시장
전문투자자와 일반투자자, 그리고 원숭이가 주식투자를 하면 누가 돈을 더 많이 벌까? 미국의 ‘월스리트저널’은 이런 재미있는 실험을 했는데, 원숭이가 고른 종목의 수익률이 더 높았다. 결론은 주가의 움직임은 합리적으로 따질 수 없고, 사람이 종잡을 수도 없다는 것이다.
주식시장에 뛰어드는 사람은 돈을 벌려고 들어온다. 손해 보려고 투자하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투자자의 대부분은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한다. 투자해 수익이 나면 본인의 능력이고, 손실이 발생하면 세계경제 핑계를 댄다.
태평양 건너 미국의 도시에서 테러가 발생해도 우리나라의 주가가 폭락하는 것이 글로벌시대의 주식시장이다. 원금 손실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사람은 주식투자를 삼가는 것이 만수무강에 좋다.
주식시장이 상승국면으로 접어들고 주식으로 돈을 벌었다는 사람들이 나타나기 시작하면 주식으 ‘주’자에도 관심이 없던 사람들이 당황하기 시작한다. 주식에 투자한 이웃의 돈 번 무용담을 들으면 손해보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무용담은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되는 경우가 많다. 주식투자로 하루에 200만원 손해 보고 이틀에 100만원 벌었다면 어떻게 이야기하겠는가? 손해 본 사실을 가슴에 묻어두고 돈 번 무용담은 입이 근질거려 참을 수가 없다. 사실대로 이야기하면 들어줄 사람이 있겠는가?
여자의 마음, 개구리가 뛰는 방향, 주가는 3대 미스터리다. ‘족집게 주가예측’을 운운하면서 대가나 수수료를 챙기는 사람들을 조심하라. 주가가 오르는 것을 알면 집 팔고 땅 팔아 조용히 돈을 벌지, 떠벌리고 다닐 이유가 없다.
주식시장에 참여하려면 기본적인 학습과 투자마인드가 필요하다. 은행에 돈을 맡기는 것과 주식을 사는 것은 전 다른 세계임을 명심해야 한다. 은행에 예금하면 총액이 줄어드는 일은 없다.
주식투자가 생리적으로 안 맞는 사람도 많다. 내가 산 주식의 가격이 내려가면 가슴이 무너지는 사람은 투자하지 않은 것이 상책이다. 이런 사람들은 돈 잃고 건강 잃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돈은 조금 벌고 건강을 잃어도 손해 보기는 마찬가지다.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다.
모르는 것이 가장 위험하다는 사실을 명심하라. 매일같이 주가가 널을 뛰더라도 모르면 섣불리 뛰어들지 마라. 연습으로 내공을 쌓은 뒤 참여해도 절대로 늦지 않다. 소비자피해의 대부분이 충동구매에서 시작되듯이, 투자실패의 대부분은 뇌동투자에서 비롯된다. 실패나 피해의 아픔을 예방하는 최선의 방법은 충동적인 결정을 삼가고 준비하는 것이다.
#오승건은 누구?
20여 년에 걸쳐 소비자 분야와 미디어 부문에서 일했다. 현재는 한국소비자원 소비자정보팀에서 근무하고 있다. 소비자문제 전문가, 시인, 칼럼니스트, 유머작가, 리더십강사, 재테크전문가 등 폭넓은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특히 생생한 현장체험을 바탕으로 딱딱한 소비자문제를 재미있고 이해하기 쉬운 정보로 가공·확산하는 데 힘쓰고 있다. 인터넷이 걸음마를 시작하던 2000년부터 'a-player', 'clicat', '한국소비자원 이메일링 서비스' 등 각종 인터넷매체에 칼럼을 연재해 소비자주권시대를 여는데 일조했다. 저서로는 ‘소비상식사전 정말 그런거야?’ ‘소비자가 상품을 바꾼다’ '나보다 더 힘겨워하는 한 사람을 위해'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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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건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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