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T(에스알 타임스) 오승건 시인의 사물놀이] 반성 마주치면 짜증 내고 큰소리쳤다종아리 걷고 진흙 속에서시나브로 자라는데모자란다고 핀잔을 주었다오늘부터 모 잘 자란다고사실대로 말하겠다, 부드럽게
[SRT(에스알 타임스) 오승건 시인의 사물놀이] 종종 산들바람 불면사랑의 종 흔들며너에게로 달려가겠다사무치게 그리운 마음먼저 보내고종종걸음으로 날아가겠다
[SRT(에스알 타임스) 오승건 시인의 사물놀이] 새 세상 코로 자신을 깨닫게 하는코크라테스 시대다AD 2021년 유월, CO 2년욕망하는 그곳에조류들이 새 세상을 연다따로 또 같이, 당당하게
[SRT(에스알 타임스) 오승건 시인의 사물놀이] 파꽃 나도 꽃이다당당하게 하늘을 여는파꽃에 벌이 날아든다파벌을 짓는다고 욕하지 마라나는 꽃일 뿐나비의 손길에 심장이 쿵!
[SRT(에스알 타임스) 오승건 시인의 사물놀이] 부유 혹은 비상 부유(富有)하고 싶은 자, 부유(浮遊)하라진흙 뻘밭에 뿌리박고세상을 향한 꿈은 영롱하게비상(飛上)하고 싶은 자,꽃대를 세우고 씨를 품어라당당하게 네 꿈을 노래하면서 날아올라라
[SRT(에스알 타임스) 오승건 시인의 사물놀이] 물과 함께 낮고 습한 땅머리를 진흙에 박고 줄기를 물 위에 띄워 숨 쉬는 마름,밤 맛 나는 세상을 꿈꾼다무리 지어 사는 인생,고기서 고기다떼 지어 노는 어류, 고기서 고기다
[SRT(에스알 타임스) 오승건 시인의 사물놀이] 옻순두순 늦봄이 제철인 옻 순봄맛을 보려면 용기가 필요하다유혹하는 치명적인 사랑가시를 무릅쓰고 두릅나무의 순을 꺾는다저녁 밥상의 두릅이 떫어요? 라고 묻는다떫고 쌉싸름한 삶
[SRT(에스알 타임스) 오승건 시인의 사물놀이] 도깨비가파른 산길을 오르다제대로 홀렸다눈 흘기는 도깨비 한 마리나무 도깨비삶의 무게에 점점 일그러진다거울 보듯 화들짝 놀라는 나
[SRT(에스알 타임스) 오승건 시인의 사물놀이] 작약꽃 햇살이 무더기로 쏟아지는 날작약(芍藥) 웃음소리가마당에 한가득하다절정을 지난작약 꽃잎을 배경으로떼울음으로 여름을 여는 수탉들
[SRT(에스알 타임스) 오승건 시인의 사물놀이] 개나리와 담쟁이 흙수저 개나리가벽돌 사이로 작업 중이다거역할 수 없는 봄,눈이 부시다섭리(攝理)에 따라싸늘한 수직의 벽을 타는내 이름은 담쟁이
[SRT(에스알 타임스) 오승건 시인의 사물놀이] 참회록 여름 과일인 참외가 제철이다하우스에서 재배돼 철이 없다갓 쓰고 참회하는 싹수 노란 참외생전(生前)에 잘할 것을,아삭한 개구리참외를 먹다가불현듯 청개구리가 되어 참회록을 쓴다
[SRT(에스알 타임스) 오승건 시인의 사물놀이] 사랑도는 풍랑주의보 사람이 사랑을 만드는가사랑이 사람을 만드는가사람과 사람 사이의 섬, 사랑도(島)수억년 사랑의 증거를 새긴 풍선덩굴 씨앗찻잔 속에서 찾는 아지랑이 사랑 사랑도는 언제나 풍랑주의보
[SRT(에스알 타임스) 오승건 시인의 사물놀이] 다시 꽃꽃하게 김영랑 시인의 모란꽃이 뚝뚝 떨어진다보라고, 보라고 낮은 곳을 보라고온 가족이 노래하는 제비꽃의 보랏빛 봄8차선 도로변 가로수 아래벚꽃 놀이 즐기는 민들레 가족손꼽아 기다린다, 공중 부양의 날
[SR(에스알)타임스 오승건 시인의 사물놀이] 화살과 가시 화살 같은 세월이다이해가 되지 않아도 이 해가 간다올해도 화살나무는 청동 화살을 장전한다가시 같은 생존의 역사를 꽃피우는 탱자나무탱자 가라사대‘가시는 세월, 오는 세월은 아무도 막지 못한다.
[SR(에스알)타임스 오승건 시인의 사물놀이] 거인들의 나라 몽골 사막의 먼지가하늘을 덮는 봄날잠자는 거인을 배경으로 봄꽃이 화사하다동해를 지키는 거인의단호한 옆모습하늘도, 바다도 공활하다
[SR(에스알)타임스 오승건 시인의 사물놀이] 노란 싹수 싹수가 노란 것들이따로 또 같이 만드는 봄이다현기증 나는 세상 대신묵언 수행하는 나무를 본다개나리, 산수유, 생강나무싹수 노란 것들의 당당한 봄
[SR(에스알)타임스 오승건 시인의 사물놀이] 탈탈탈 팔공산 바람이 키운 호박양의 탈을 쓴 것 보니속에는 늑대가 살겠다탈 쓴 사람들이 편을 갈라탈탈 털고, 탈탈 털린다말 많고 탈 많은 세상이다
[SR(에스알)타임스 오승건 시인의 사물놀이] 나인 듯 나 아닌 듯 고슴도치와 까치처럼 까칠까칠하게 산다하늘과 땅을 수직으로 잇는 나〔我〕무(無)는나를 주장하고 내세우지 않는다생명을 화두로 세월에 온몸을 맡길 뿐청춘의 증거 묵언(黙言)의 잎은천상(天上)의 초록 물고기
[SR(에스알)타임스 오승건 시인의 사물놀이] 시다 마음을 얹어 보내준 명품 한라봉저절로 눈이 감기고 입안이 슴벅슴벅거북하게 시다일상의 시작(詩作) 40년마음의 뒤통수를 치는 ‘시다운’시를 한편이라도 남겼는가?
[SR(에스알)타임스 오승건 시인의 사물놀이] 거북이가 있는 풍경 환성사 돌 거북이가천년 세월을 거룩하게 기어간다민초(民草)들의 간절한 소망을 짊어지고호두 껍데기로 만든거북이가 대낮에 썸을 탄다거룩한가, 거북한가